의치한은 자연계열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최고 학과로 군림해 왔습니다. 2004년 의치학 전문대학원(의학과 치의학을 배우는 대학원)의 등장으로 인해 대입 정원이 축소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 합격을 포기하고 의대에 등록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치학전문대학원 운영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여론에 따라 의치학전문대학원은 일부 학교를 제외하곤 사실상
폐지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렇게 폐지되는 의치학전문대학원의 인원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의치한 대학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 고3이 입시를 치르는 2015학년도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17학년도에는
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부산대 한의예과 신설을 비롯해 대학 자체적으로 인원을 증원함에 따라 당분간 의치한 정원은 꾸준히
증가할 것입니다.
[의치한 정원 변화표]
의대
전년대비
증가인원
치의대
전년대비
증가인원
한의대
전년대비
증가인원
의치한
합계
2017학년도
3118
278
528
18
725
-
4371
2015학년도
2533
717
432
182
725
25
3690
2013학년도
1538
167
232
12
700
-
2470
2012학년도
1371
-
220
-
700
-
2291
* 교육과학기술부(現 교육부) 보도자료 참고(2011년 9월)
이와 같이 모집정원이 늘어난 것은 의치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 입시체제에서의 전국 의·치의대 마지노선은 수능성적 상위 1%이내이며, 그 중에서도 ‘의대 Big 5’라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0.3% 이내에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한의대는 이보다 조금 낮은 성적으로도 합격이 가능하지만, 지방 대학의 추가 합격자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수능 상위 3% 이내에 들지 못하면 가능성은 희박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중학생(예비고1 포함)이 입시를 치르는 2017학년도 이후에는 의치한 모집정원이 두 배 가량 늘어나게 되므로 현재에 비한다면 훨씬 숨통이 트인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로 인해, 미래의 의료인을 꿈꾸는 엠友 여러분은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과연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대입 준비에 적합하고 유리하냐는 것입니다. 다양한 유형의 학교들 중 어떤 학교가 의치한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3학년도 입시에서 의치한 진학실적 1위는 전주에 있는 상산고로서 무려 185명이 합격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휘문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 대구경신고, 한일고가 50명 이상의 합격생을 배출했습니다. 학교 유형으로 보면 일반고가 6곳, 자사고가 3곳, 외고가 1곳이었습니다.
[2013학년도 고교별 서울대 합격인원/수능 상위등급 비율]
서울대 합격자 상위 10개교
순위
학교명
고교유형
합격 인원 (추가합격 및 재수포함)
1
서울과고
영재학교
86
2
대원외고
외고
83
3
서울예고
예고
79
4
경기과고
영재학교
62
5
상산고
자사고(전국)
57
6
용인외고
외고*
48
7
하나고
자사고(광역)
46
8
민사고
자사고(전국)
42
8
세종과고
과고
42
10
세종과고
과고
41
수능 1,2등급 비율
순위
학교명
고교유형
비율
1
용인외고
외고*
90.1%
2
대원외고
외고
88.3%
3
민사고
자사고(전국)
82.2%
4
상산고
자사고(전국)
81.8%
5
한영외고
외고
81.3%
6
김해외고
외고*
81.0%
7
대구외고
외고
80.1%
8
명덕외고
국제고
79.1%
8
인천국제고
국제고
79.1%
10
대일외고
외고
78.8%
* 용인외고는 2014 학년도 졸업생부터 자사고에 해당됨
“서울대 합격률”이나 “수능 1,2등급 비율” 상위권을 특목/자사고가 장악했던 것에 비해 의대 진학 결과에서는 일반고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의치한 모집이 수시보다는 정시의 비중이 크며, 특히 수능성적이 절대적인 평가요소 로 활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의학계열은 정시모집의 비중이 높은데, 이러한 경향은 2014학년도 입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시모집은 수시모집과 달리 다양한 평가요소를 활용하기보다는 수능성적을 주된 평가요소로 활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특목/자사고에 비해 다양한 연구/활동 내역이 부족한 일반고 출신자들도 철저한 내신관리와 높은 수능성적을 바탕으로 의치한에 진학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놓쳐선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TOP 10에 든 일반고의 특징이 그것입니다. 6개교 가운데 한일고는 일반고에 해당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일반고 보다는 자사고에 가까운 ‘자율학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5개교는 ‘교육특구’라고 일컫는 서울 강남과 대구 수성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일반고의 진학 실적이 좋았다는 것을 눈 여겨 봐야 합니다.
자사고의 실적 또한 매우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 3, 4위를 차지한 상산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의 합격자를 합하면 나머지 7개교 합격자 수와 맞먹는 숫자가 나옵니다. 의대 진학실적이 우수한 자사고에는 의대를 희망하는 중학생들의 지원이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교측은 그렇게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화수업, 이과논술 대비, 심지어 의대 면접까지 대비해 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사고의 의치한 진학실적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 전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다시피 공주 한일고는 일반고 보다는 자사고에 가까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편의상 자사고로 분류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휘문고와 대구경신고의 올해 졸업생은 일반고가 아닌 자사고 체제 전환 후 입학한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순위에 들지는 못했지만 27명의 의치한 진학실적을 보인 용인외고 역시 2014학년도 입시 결과부터는 외고가 아닌 자사고로 분류됩니다. 만일 앞으로의 입시에서도 이 학교들이 강세를 보인다면, 의치한 입시는 자사고의 잔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 밖에, 외고와 과학고(영재학교 포함) 가운데 괄목할만한 실적을 보인 학교들이 있습니다. 10위에 오른 안양외고를 비롯해 고양외고(33명), 부산외고(30명)가 외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의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과학고는 의치한 진학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실적을 알 수는 없지만 서울의 서울과고(영재학교), 한성과고, 세종과고는 해마다 20~30명 가량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수도권 및 대도시에 위치한 과학고 대부분이 최소 10명 이상의 진학실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의 설립 목적과 달리 수도권 외고의 의학계열 진학 실적이 좋은 이유는,진학실적이 우수한 학교가 적은 학군에 거주하며 성적이 우수한 이과 성향의 중학생이 면학 분위기가 좋은 인근 외고에 진학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자의 의학계열 진학도 학교의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학교인 만큼, 일부 학생의 의치한 진학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최근 펼쳐지는 교육부의 정책과 여론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외고와 과학고의 의치한 진학실적이 현재보다 눈에 띄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의치한 정원이 늘어남으로써 보다 많은 중학생들이 의학계열 대학 진학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될만한 중학생 대비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서 살펴보았듯이 의학계열의 모집은 수시보다는 정시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수능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5학년도 이후 늘어나는 인원은 수시모집으로 흡수되더라도, 대부분 의대는 수시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능 성적을 요구하므로 수능의 중요성은 여전합니다.
특히 수능 수학영역에서의 한 문제 실수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무리한 선행학습은 득보다는 실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의학계열 진학을 생각하는중학생이라면 중등 수준에 만족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고려한 적절한 선행학습도 필요합니다. 특히 수학 또는 과학 가운데 자신만의 전략과목을 선택해 심화와 선행을 병행한다면 수능은 물론 수리논술도 자연스레 대비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유형과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의학계열 진학에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만일 꾸준한 진학실적을 보유한 학교라면 거기에는 그 학교만의 교육과정과 노하우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가 속한 지역의 학교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다양한 고등학교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