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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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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균 대표님은?

시지온은 ‘라이브리(LiveRe)’라는 소셜 네트워크 댓글 플랫폼을 개발, 배포해서 건강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지향하는 회사입니다. 라이브리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소셜 네트워크 댓글 시스템이에요. 이 프로그램이 설치된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소셜 네트워크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즉, 이미 만들어 둔 SNS 계정을 통해 간편 로그인한 후에 댓글을 다는 거죠.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중이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언론 생태계를 관찰하다 보니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나 뉴스 패턴이 기존 신문, 방송보다 뉴미디어(인터넷 등) 쪽으로 옮겨가고 있더라고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굉장히 원시적이며 원색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확립된 질서 없이 싸우고 앞다퉈 악성 댓글을 달고요. 그 중심에 유명 배우의 자살 사건이 있었죠. 그 사건이 참 아프게 다가왔어요. 그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쉽게 그녀를 비난했어요. 그래서 그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사이버 공간을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는 정의감에 활활 타올랐던 것 같아요.

아니요(웃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사이버수사대에 들어가려고 알아봤어요. 악성 댓글을 다는 누리꾼을 다 잡아넣고 싶었으니까요. 세상에 이렇게 악플이 넘쳐나는 건 사이버수사대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는 생각마저 했죠. 당연하게도 사이버수사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일 해도 부족했던 것이었어요.

더 효과적인 악플 퇴치 방법이 없을까 하는 저의 고민에 김범진 공동 대표가 합류해줬습니다. 교내 리더스클럽에서 알게 된 화학공학도였는데, 대체에너지 분야에서 청년 창업을 고심하던 김범진 공동대표를 설득하고 뜻이 맞는 다른 친구들이 합세해 지금의 시지온이 첫발을 내딛게 되었죠.

처음에는 돈을 벌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사업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팀이라는 마인드가 강했죠. 사실 처음에는 ‘악성 댓글을 줄여서 깨끗한 인터넷 소통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자’는 목적에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도 막막했고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대로 아이템 화하는 시도를 숱하게 했어요. 토론 플랫폼도 만들고, 댓글 필터링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 후 ‘라이브리’에 도달하게 되었죠. 댓글 플랫폼이 완성된 후부터는 수익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B2B 시스템*을 안착시켰습니다.

* B2B(Business-to-Business,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기본적으로 플랫폼에 특정한 소수 혐오 단어를 필터링하는 기능이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도 해요. 하지만 모든 것이 잘 돌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는데, 바로 ‘댓글 작성 단계부터 잘 되어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댓글에 대한 사후관리는 늦고, 의미가 퇴색됩니다. 사람들이 댓글을 작성할 때부터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로직을 짜야 해요.

악성 댓글이 올라오는 이유는 나쁜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에요. 평범한 사람인데, 악성 댓글을 쓰게 되는 구조일 수도 있거든요. 온라인상에서 악성 댓글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3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첫째, 로그인이 어렵다, 둘째, ‘자기인지’가 덜 된다, 셋째, 자기 추적이 안 된다는 거예요. 보통은 귀찮아서 댓글을 안 달죠. 사이트에 가입하고 로그인까지 해서 글을 쓰는 경우는 다양한 의견의 스펙트럼 속에서도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자기인지가 덜 된다는 건 ‘내가 썼다’라는 감정을 갖기 힘든 구조라는 말이에요. 자기 추적이 안 된다는 말은 ‘배설’과도 같아요. 툭, 악플을 내뱉고 잊어버리고 마는 거예요.

‘이미 당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로 로그인하세요’라는 메시지를 통해서요(웃음). 소셜 네트워크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우선 로그인이 쉬워요. 그리고 ‘자기인지’를 줄 수 있어요. SNS에서 내가 쓰는 프로필을 보여주니까요. 게다가 라이브리를 통해 쓴 댓글은 내가 로그인 한 SNS의 타임라인에도 떠서 친구들이 내가 어떻게 댓글을 달았는지 보게 됩니다. 댓글에 대한 피드백이 달리면 나한테 알림이 떠서 내 댓글에 대한 의견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그렇게 댓글 하나 다는 것에도 책임감을 느끼게 되죠.

맞아요. 우선 학교를 겨우 졸업했는데(웃음), 이것부터 교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창업 멤버들을 모두 학교에서 만났기에 강의가 없는 시간에 빈 강의실에서 회의하기도 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개념을 잡고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데 제가 선택한 전공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일단 작은 규모로도 충분히 현장의 일을 겪을 수 있어요. 나이가 들면 같은 정도의 어려움인데도 충격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생 창업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이에요. 덜 갖추었지만, 열심히 일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기니까요! 대학생이 아닌 청소년도 할 수 있다면 차근차근 창업에 다가갈 준비를 해 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창업은 실전이에요. 외부의 도움을 받기에 좋은 ‘학생’의 창업이라도 실수가 용납되는 일은 없어요.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이 닥쳐올 겁니다. 고스란히 겪어야 할 거예요. 선배 기업가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스스로 줄여나가고 싶지만, 쉽지 않아요.

할 수 있는 모든 걸 몸으로 경험했죠. 돈이 없었을 때나 투자를 받았을 때, 사내 직원이 저 빼고 모두 남자였을 때, 직원 간 사이가 나빴을 때, 아이템이 준비되지 않거나 출시한 프로그램이 욕을 먹고 언론에 회자될 때, 정치인과도 싸우고 경쟁사와 소송도 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모조리 겪었어요. 아마 피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다만 이런 과정을 잘 견디기 위해선 ‘내가 무엇을 하기 위해 창업을 했는가’를 명확하게 알고 중심을 잡아야 해요. 목표가 명확해야 시련도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될 수 있으면 현장에서 실무를 하고 싶어서 대표이사 직함을 늦게 달았죠. 팀장이란 직함이 고객사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에 편했고요. 대표이사의 삶은 아무래도 팀장과는 다르고 훨씬 바빠졌어요. 저는 강연을 할 때 항상 얘기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아라. 그리고 그걸 해라.’ 그런데 갈수록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먹고 살기도 팍팍한 세상이니까요.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최근 반년 정도는 강연하지 않았는데, 다시 하게 된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말할 거예요. 좋아하는 걸 최선을 다해 찾고 노력해야겠지만, 만약 어렵다면,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세분화해서 역량을 키우거나 수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나의 만족과 성취를 위해 움직이라고요. ‘좋아하는 것=흥미’로만 단정 짓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조금 넓은 시야로 바라보기를 추천해요.

사업가는 굉장히 멋진 직업입니다. 존경받는 CEO 선배들의 길을 따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죠. 선배 경영자들이 어떤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하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자산으로 삼는지, 자원을 어떻게 사업에 반영하는지를 보고 알 수 있어요.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건,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가 움직이는 궤적을 따라 걷다가 나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누구도 베끼지 못할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묵혀만 두지 말고 창업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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