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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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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상담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다가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자격을 취득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기 시작했고요. 사회복지 업무 중 하나로 상담을 하게 됐는데, 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상담했어요. 한창 진로를 고민해야 할 나이인데 상담할 사람이 없었고, 그래서 제가 관련 상담까지 하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업 상담사 공부를 하게 됐는데, 지금은 커리어를 가진 직업 상담사로 대학 등에서 일하게 됐네요.

검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법대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하면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당시에는 매우 혼란스러워 취업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졸업 때는 IMF까지 와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좌충우돌했던 경험이 상담을 할 때는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해 줄 수 있으니까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잘 듣는 것, 즉 경청이에요. 말하는 것보다 두 배는 들어야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을 테니까요.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경청은 귀뿐만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도 들어야 해요. 즉, 온몸으로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자질은 필수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공감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하거든요. 모든 변화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고 행동으로 옮겨져요. 그래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 가지 다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워요. 가끔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해요.
“제가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고 주위에서 상담사를 해 보라고 하는데 어떨까요?” 그런데 이런 분들은 경청보다는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잘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를 해요. 내가 경청을 잘 하는 것인지 조언을 잘 하는 것인지부터 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저에게 상담을 받은 사람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일 때 가장 보람 있어요. 전에 15명 정도가 함께하는 집단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하루 6시간씩 4일 정도 진행하는데, 영화처럼 다같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게 주요 목적이에요. 당시 20대 중ㆍ후반 청년층과 함께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하고 왔어요. 야구모자부터 옷, 신발까지 전부 검은색이었는데,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고 우울한 상태라는 것을 한눈에 보여 줬죠. 그런데 마지막 날,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왔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상담자는 가끔 화풀이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끔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해요.

얼마 전에도 뉴스에 나왔는데, 기초생활 수급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지원을 못 받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을 사회복지사 탓으로 돌리면서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있어요. 노인 상담을 하는 경우 반말을 듣는 것은 예사고요. 아내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상담을 받고 있는데, 의처증이 있는 남편이 찾아와 아내를 뺏어간다고 쫓아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특히 가정폭력 등을 상담할 때는 조심해야 해요.

정확히 구분 짓기가 쉽지 않지만 상담은 정신과 진료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실제로 임상심리사나 상담심리사 같은 경우는 병원의 한 부서로서 치료를 담당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정신과는 상담은 물론 약물 치료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상담’보다는 ‘치료’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정신과 진료가 상담보다 효과가 높은 약물에 중점을 두기도 하고요. 좀 더 쉽게 구분하자면 증세가 있을 때는 병원에 가고, 그보다 가벼울 때는 상담을 받는다고 할 수 있어요. 그 경중을 따지는 것도 명확한 기준을 찾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요.

상담업계에서는 사회복지사의 복지가 제일 좋지 않고 직업상담사의 직업이 제일 불안정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직업과 비교해 봤을 때, 상담사의 평균 임금은 높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사실 열악한 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그 중에서 심리상담은 수입이 높은 편이지만, 공부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따진다면 수입이 높다고 하기 어려워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사실 상담사라는 직업은 맞지 않아요. 돈보다는 보람으로 사는 직업이니까요.

우리나라는 매우 급변하고 있어요. 전쟁부터 민주주의까지 많은 것이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졌으니까요. 모두 잘 이겨내고 적응한 것 같지만 사실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담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지금까지는 상담을 가볍게 여겼어요.

그래서 상담 분야는 크게 발전하지 못했지만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점점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테라피’와 함께 치유, 힐링 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모두 상담과 관련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상담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직업적으로도 비전이 있겠지만, 늘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계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힘든 만큼 분명히 보람은 있어요. 나에게는 작은 순간이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인생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상담사는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한다면 힘들게 일하고 공부하는 시간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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