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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입시전략 연구소 > 진로활동 > 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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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나 대표님은?

Q. 어릴 때 꿈도 판사나 법조인이 되는 것이었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어릴 때는 크게 꿈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미국의 한 대법관이 이렇게 말했죠. ‘판사가 하는 일은 언론에 크게 주목받을 일도 아니고 큰 흐름 속에서 하나씩 성취해가는 것일 뿐 특출한 존재가 아니다’라고요. 저도 인생을 살면서 순간을 살며 선택을 하다 보니 판사가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걱정했던 것 같아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군에 있을 때 결정적으로 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군 생활을 하면서 군 검찰, 군 변호사, 군 판사 역할을 하며 가장 적성에 맞고 보람을 느꼈던 것이 판사였어요

Q. 간혹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전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혹 정치인이 되거나 결혼 후 이민을 떠나 평범한 삶을 사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거의 다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죠. 활동을 그만둔 경우라면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사직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판사는 사회적 활동에 제약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점차 전직하는 비율은 줄어들고 있어요. 오히려 변호사 등 다른 직군에서 판사로 전업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죠.

Q. 사법시험이 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2014년 서울고등법원에서 근무하던 때에, 저희 부 로클럽에 여성 재판연구원이 있었어요. 그분은 이전 직장에서 계약서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법률 관련 직업을 갖고 싶어져서 로스쿨을 마치고 법원 재판연구원에 온 경우였죠.. ‘이 사람은 편협하게 법조문에 얽매어서 생각하지 않고 다양하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게 로스쿨의 가장 큰 장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본 로스쿨 출신은 사건의 근본이 무엇인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등의 원초적인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틀 안에서 사법시험을 폐지하기로 하고 로스쿨 제도 도입을 정한 사항이니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그 합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판사 발령의 기준에 대해 궁금합니다!

법원의 인사발령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인사원칙 이 정해져 있고 대체로 패턴이 있어서 예측이 가능한 형태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법원으로 발령을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인사이동의 대상이 되고 어느 지역으로 발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어요.

저는 지난 인사발령 때 광주에 지방 판사로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아내도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고 자녀도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혼자 내려갔어요. 하지만 발령받은 사람이 집이나 다른 문제로 곤란한 일이 없도록 관사 등 법원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Q. 재판 이외의 시간에는 어떤 업무를 처리하시나요?

판사들의 업무량이 적지는 않지만 제 생각으로는 일반적인 직장인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많은 업무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 법원마다 조금씩 일의 편차는 있지요. 재판은 진행되는 날짜가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정해져 있어요. 각자 정해진 요일대로 재판이 배정됩니다. 나머지 요일에는 재판 준비, 판결 준비하는 일을 하고요.

따라서 사실상 재판을 진행하는 일보다 준비하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재판 관련 주장 내용이나 서면을 검토하고 나름대로 결론이 뭔지 합의를 해서 판결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일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Q. 판사로서 이중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제가 존경하는 법조인 중에 1960년대 미국에서 활동했던 ‘얼 워런’이라는 대법원장이 있습니다. 그는 공화당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지냈던 보수주의자이죠. 당시 대통령이 보수 논리에 알맞은 판결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그를 임명했지만 얼 워런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판결을 많이 했던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인권의 가치는 보수나 진보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결국, 판사는 사건의 합리적인 결론이 무엇이고 누구를 구제해야 하는지 등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하고 판사의 정치적인 생각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판결을 내리고자 항상 고심합니다.

Q. 법과 사회의 소통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특별히 소통을 위해 관심을 두는 사회적 문제가 있나요?

대법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소통’입니다. 어떻게 하면 판사와 국민이 생각하는 결론이 근접해질 것인가. 법원이 국민의 생각에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지요.

이러한 콘셉트로 법원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재판부가 전담으로 처리하는 분야가 대부분 정해져 있는데요. 제가 속한 곳은 노동 재판부입니다. 사회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문제를 많이 다루지요. 그래서 특히 노동문제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평소 노동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기도 하고요. 노동의 현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Q. TV를 보면 재판에 따라 판사가 한 명일 때도 혹은 여러 명일 때도 있던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삼세판이라고 해서 재판이 1, 2, 3심으로 진행되는데요. 2심 재판은 모두 합의부 재판으로 총 3명의 판사가 고심해서 진행합니다. 1심은 한 명의 판사가 진행하는 단독 사건과 세 명의 판사가 진행하는 합의 사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사형, 무기징역, 징역 1년 이상은 원칙적으로 판사 세 명의 합의 재판으로 진행되고요. 그렇지 않은 사건은 판사 한 명의 단독 재판으로 진행합니다. 법원에는 소장을 접수하고 분류하는 전문적인 직군이 있는데, 그들이 접수된 소장을 확인하고 원칙에 따라 단독, 합의 재판을 배정합니다.

Q. 판사로서 가장 판결을 내리기 어려웠던 재판은 어떤 재판이었나요?

언제나 가장 최근에 선고했던 사건이 가장 어려운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사건마다 고심해서 판결을 내리기 때문이죠. 판결을 내릴 때는 합의 재판의 경우 사건이 접수되면 주심과 판결서를 쓰는 판사가 정해지고 선고 전에 판사 세 명이 모여 토의를 하고 의견을 조정합니다.

여러 사건 중에서 같은 사건은 하나도 없고 재판장에 오기까지 당사자들이 치열하게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고 분쟁하다가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 법원에 판결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매 사건을 쉽게 판결할 수 없는 것 같아요.

Q. 판사님께서 구형한 최대 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재판마다 형량을 내리는 기준이 있나요?

형량은 형법에서 상한과 하한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양형기준이 가장 높은 범죄는 살인과 성폭력인데요. 2013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살인 사건에 저희 부에서 무기징역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대법원 산하에 ‘양형위원회’가 있고 개별적인 모든 범죄와 관련한 형을 정할 수 있는 양형기준을 마련했습니다. 판사들의 양형기준 준수율은 90% 이상이지요.

죄명, 행위, 합의 등 항목을 표시하면 형량의 상한과 하한을 기계적으로 정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또한, 재판은 1, 2, 3심을 통해 판결이 진행되고 상급 법원에 다시 통제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지요.

Q. 혹시 재판과 관련하여 사적으로 연락을 취한 경우도 있나요?

공직자 윤리 위원회 권고사항에도 나와 있지만, 당연히 재판장 이외에서는 관련인과 접촉하지 않습니다. 사건 관련 당사자에게는 전화도 받지 않고요. 변호사나 검사와 접견할 때에도 미리 신고를 통해야 합니다. 재판의 투명성을 위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요.

Q. 판사로서 갖춰야 할 소양이나 성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판사가 적성에 맞는 성향도 필요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즉흥적이거나 편향적인 판단은 아무도 신뢰하지 않아요. 판결에 있어서 어떤 결론이 타당한지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해요. 합리적인 사고와 사건의 내막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수지요. 물론 이런 점은 약간의 훈련이 필요하기도 해요.

Q. 판사로서 혹은 개인적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회사에서 실적이 우수하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했던 직장인이 회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자 소송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1심에서는 패했지만 2심에서 저희가 손을 들어줬어요. 당시 한 사람의 평생이 걸린 직장생활을 구제해주는 판결을 내리면서 판사라는 직업이 누군가를 현실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판사는 재판을 통해 억울한 인생을 구제하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 수 있구나 하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재판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내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고 책임도 무겁지만,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판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Q.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에요. 제 딸들이 어릴 때 일인데요. 두 딸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노는 모습을 보니 서로 앉아서 이야기하며 물건을 나누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작은 아이가 몰래 물건을 가져가니까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꾸짖기도 하고요. 그 모습을 보니 서로 규칙을 정하고 필요한 경우 합의해서 나누기도 하고 규칙을 어기면 혼내기도 하는 상황이 법을 집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법이라는 것은 나와 거리가 먼 현실이 아니라 작게는 우리 가족, 교실, 크게는 국민이 서로 피해를 덜 보고 덜 간섭 받기 위해 규칙을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칙이 상식을 벗어나면 조직원이 수긍할 수 없듯이 모두에게 통하는 상식이 뭔지를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이 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법이란 상식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죠. 법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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