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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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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디자이너는?

어릴 때부터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계속 배웠어요.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를 배웠는데 입시 미술이라는 게 사실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고 1, 2때는 안 하다가, 고 3때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 다시 시작했어요. 대학을 마치고는 삼성에 입사했는데 디자인 전공자임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공채로 입사했어요.

그러다가 2004년 회사 생활 9년 차 쯤, 삼성그룹의 컨설팅회사 ‘오픈타이드’ 최연소 차장으로 근무하던 때였어요. 부장으로 승진을 하려면 10년은 더 근무해야 하는데다, 당시 해외 유학을 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여러 혜택을 주더라고요. 그렇다면 나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자, 해서 과감하게 유학을 결정했죠.

전혀요. 저, 교수 별로 안 좋아했어요.(웃음) 제가 오픈타이드 근무 당시 주요 고객이 삼성 계열사들이었는데, 아무리 혁신적인 제안을 해도 잘 선택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해외 기업들은 그런 혁신 안을 잘 받아들였어요. ‘과연 그 차이가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게다가 당시 우리는 주로 외국 것을 벤치마킹을 했는데, 그렇다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에 대해 호기심도 많았고요. 창의성과 테크놀로지 관련된 것을 찾다 보니 디자인 계열이 자꾸 눈에 띄었고 결국 석ㆍ박사, 교수까지 연결되었네요.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학교 경력만 있는 분보다는 다양한 경험이 있는 분을 최근에 더 선호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대학에서 학생들의 취업이 중요해졌고, 취업을 시키려면 현장 감각이 있어야 하거든요.

최근 대학 사회가 받고 있는 지적, 즉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는 문제점이 자꾸 나오다 보니 거기에 대한 대안을 찾는 거죠. 게다가 디자인은 순수학문이 아니라 실용학문이잖아요? 실무 경력이 있는 분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돼요. 제가 학교에서도 일을 많이 하는 교수에 속하는데요. 이건 예전에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비교할 만한 잣대가 있는 거죠. 하지만 계속 학교에만 계셨던 분들은 비교할 만한 기준이 없다 보니 본인의 업무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죠.

기업에서 효율성을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했던 경험이 있어서, 현재 학과장으로 학과의 행정 업무를 컨트롤하는 데 있어서도 효율적인 시스템을 짤 수 있었어요. 대학은 조교가 매년 바뀌기 때문에 업무 인수인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아카이브를 만들어 인수인계를 쉽게 한다던가, 구글 오피스를 통해 서로 문서와 일정을 공유한다던가 하는 건 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잘 활용된 예라고 할 수 있어요.

학교는 좀 더 편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진 않더라고요.(웃음) 회사에선 조직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만, 교수는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선택해서 진행해야 해요. 가장 큰 차이점이죠.

교수에게는 크게 교육 역량과 연구 역량이 필요해요. 교육 역량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역량이라면, 연구 역량은 본인의 연구 업적을 쌓거나, 산학협력 등을 통한 실험이나 증명 등을 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두 역량 사이의 조화가 굉장히 어려워요. 예전에는 교육 역량에 대한 비중이 좀 높았다면 요새는 연구 역량을 뛰어나게 내면서 가르치는 역량도 어느 정도 갖춘 교수를 대학에서 선호하죠.

기존의 교수 사회가 상대적으로 편했다면, 앞으로는 점점 더 안 편해질 거예요. 이미 해외 대학들의 경우도 더 좋은 대학으로 몰리는 시대가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거나, 본교로 1년만 유학 갔다 오면 학위를 주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 대학을 선택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는 거죠.

대학이 점점 국제화에 민감해지는데다, 2025년에는 고등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고, 그 절반마저 해외로 나갈 확률이 높아졌어요. 이런 상황에 적응 못하는 대학은 결국 도태될 거예요. 현재 상황에서는 어차피 많은 교수가 정년까지 가기 힘들어요.
어떤가요? 교수도 별로 편하진 않은 직업이죠?(웃음)

저는 별로 없더라고요. 삼성에서 IMF 사태까지 겪어봤거든요(웃음). 하지만 학교에만 계셨던 교수님들은 점점 바뀌는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요즘 학생들을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요.

그에 비하면 교수직은 보상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월급 기준으로 보면 적은 편이에요. 다만 오래 활동하는 것이 큰 장점이죠. 저만해도 교수가 되고 나서 회사 생활을 할 때보다 월급이 1/3로 줄었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했어요.

저는 항상 얘기해요. 공무원이 되고 싶다,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그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어떤 자리만을 원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 자리에 오르면 안 된다고 봐요. 오히려 ‘내가 왜 교수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편이에요.

가르치는 일에 철학이 있거나 ‘연구하는 일에 내 인생을 걸고 싶다’는 친구들은 교수가 되어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봐요. 교수가 정답은 아니고, 사실은 본인이 대학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싶다거나, 교육에서 어떤 보람을 찾고 인재를 길러보고 싶다거나, 하고 싶은 게 명확해졌을 때 교수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는 친구가 많아요. 그럼 전 얘기하죠. 네가 생각하라고(웃음) 그럴 때 저는 주로 이렇게 말해줘요. 1학년 때 네가 왜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부터 정해라. 요즘 영화와 관련한 디자인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그럼 휴학을 해서라도 영화 판을 체험하고 오라고 해요.

본인이 원하는 목표가 매 학년 달라질 수 있으니, 자기가 원하는 걸 찾겠다는 의지부터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의지를 갖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책 읽기고요. 그렇게 먼저 의지를 갖게 하면 의지에 따라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고, 세부 전략을 만들어 실행도 할 수 있게 되죠.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면 실행은 좀 더 쉬워져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중에서도 시각적인 것들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해요. 어릴 때 본인이 감각 있다고 하는 친구가 사실은 단순히 눈썰미가 좋은 경우들이 많은데요. 디자인 분야는 이제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많아져서 단순 오퍼레이터 역할이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의 시대는 지났어요.

다루는 디자인 툴이 너무 쉬워졌고 비주얼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보니 차별성이 없어진 거죠. 향후에는 얼마나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가, 테크놀로지에 친숙한가 등이 디자인 분야에서도 앞서갈 수 있는 조건이 되었어요.

예전에는 문화사대주의가 심해서 국내 디자이너가 클 수 있는 토대가 없었어요. 저도 외국에서 석사를 하던 2004년에 인공지능에 대해 배웠어요. 우리나라 디자인 분야에서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때였죠.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유학에서 배운 지식의 격차가 컸는데, 지금은 국내 대학 수준도 많이 높아졌어요. 앞으로도 점점 높아질 테니, 반드시 유학을 가야만 하는 경우는 줄어들겠죠.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유학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디자인을 하려면 결국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 같은 배경을 잘 알아야 해요. 영문 서체만 해도 우리가 감각적이라고 여기는 서체가 그 나라에서는 무척 식상한 서체일 수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서체의 탄생 배경이나 그 지역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적합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요.

초ㆍ중ㆍ고와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달라요. 초·중·고 교사의 경우는 자신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헌신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나 주일학교를 통해서라도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이를 통해 목적의식을 만들고 자신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고 꿈을 심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교수의 경우는 자신이 연구자로서 어떤 업적을 남기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지식을 더 많은 학생들에 알려서 그 지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게 할 것 인지를 생각해보고 직업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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